사회초년생이 면접관이 된 실화.
사회초년생이 면접관이 된 실화.
스타트업에서는 가능합니다. 회사에 개발자가 저 하나밖에 없거든요. 회사는 계속 성장하고, 인하우스로 전환한 지 3개월 밖에 지나지 않아, 문화고 뭐고 아무것도 없습니다. 여러모로 실험하기 좋은 환경임에는 틀림없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추천할만한 회사는 아닙니다.
지난주 목요일 면접을 봤습니다. 뜬금없이 대표님이 부르시더니 지원자가 왔다고 하시더라고요. 지원자에 대한 아무 정보도, 포트폴리오도 없이, 심지어 직무도 모른 채로 면접실에 들어갔습니다. 몇 번 질답을 해보다가 “아. 백엔드 개발자구나” 알았습니다. 스택은 Java Spring, 부트캠프 수료. 일반적인 백엔드 개발자의 스택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면접은 대표님, CTO(데이터베이스), 저. 이렇게 3명에서 봤습니다. 대표님은 회사에 대한 소개와 문화 적합성을 주로, 저는 기술 스택과 말로만 들은 포트폴리오에서 유추해 질문했습니다. 해당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어려웠던 점, 보안에 대한 이해, 프론트엔드 협업 경험에 대해 주로 물어봤고 원하는 답변을 얻었습니다.
좋은 면접 경험을 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 짧은 시간 내에 기술을 대하는 태도, 역량, 문제해결능력을 주로 보았습니다. 지원자를 더 잘 알 수 있는 질문을 했고, 눈을 마주보며 대화했습니다. 지원자 입장에서 면접 잘하는 방법이 면접관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걸 이때 느꼈습니다. 그리고 최대한 자연스럽게 질문을 전달하려 노력했습니다. 지나고 보니 임기응변을 나름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면접관으로 참여한 저는 아무런 사전 정보도 없었고 준비도 못했습니다. 반면 지원자분은 블로그를 꾸준히 쓰시고, 부트캠프, 교내 활동도 착실하게 하셨습니다. 특히 기초가 탄탄했습니다. 시장 상황이 좋을때라면 저희 회사는 거들떠보지도 않을 스펙이었습니다.
저 스스로를 돌아봤습니다. 저는 지원자처럼 간절했는지, 노력과 준비를 했는지 반성했습니다. 비즈니스 임팩트를 낼 수 없는 일은 빠르게 쳐내고 진짜 중요한 일 몇 개만 집중하고 남는 시간에는 근무시간 축내면서 한가로이 글이나 쓰고 있는 저를. 그런 나태함에 빠진 저를 돌아봤습니다.
후에 들은 소식이지만 지원자분은 다른 회사에 가셨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동료의 입장에서는 하루빨리 왔으면 좋았겠지만, 개인적인 입장에선 오지 않았으면 했습니다. 더 좋은 회사에 가셔서 좋은 문화를 습득하고 뛰어난 동료와 협업하기를 원했습니다. 그리고 그럴만한 충분한 능력을 지원자분 께서는 갖추고 계셨습니다.
지난 3개월동안 회사에 합류하고 나서 여러 충격적인 일을 경험했습니다. 그중에서 갑작스러운 면접관 경험은 가장 인상적인 경험으로 남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