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 Jun Huh

내가 실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남들을 도우세요

20세기 천재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에게는 독특학 학습법이 있었다. 오늘날 파인만 테크닉이라고도 불리는 학습법인데, 워낙 유명한지라 다들 들어보았으리라 짐작된다. 그래도 간략히 적어보자면 다음과 같다.

  1. 배우고 싶은 주제를 적고 목록화한다.
  2.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설명한다.
  3. 설명하는데 빈 틈이 있으면 틈을 매우기 위해 개념을 공부한다.
  4. 간략하게 정리한다.

예를들어 네트워크 통신의 원리에 대해 알고싶다고 해보자. 초등학생이 ‘네트워크’와 ‘통신’을 이해하기에는 어려우니 풀어서 설명하면 “컴퓨터가 내보내는 편지가 다른 컴퓨터로 전송되는 과정”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여기서 컴퓨터가 내보내는 편지가 정확히 무엇 뜻하는지 알수가 없다. 컴퓨터가 내보내는 편지는 0과 1로 이루어진 이산적인 신호고 이를 다시 초등학생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면 “다른 컴퓨터가 이해하기 쉽게 편지 내용을 0과 1이라는 간단한 정보로 바꾸고” 정도가 된다. 왜 0과 1로 바꿔야 하는지 서술하려면 네트워크 Layer개념에 대해 알아야 하고 다시 설명하는걸 반복한다.

아마 파인만 테크닉을 적용한 “네트워크 통신”을 공부하게 되면 네트워크 개론의 대부분을 학습하게 되지 않을까. 모든게 “왜”와 필요에 따라 연결되어 있으니 말이다.

누구든 내 실력을 의심하는 때가 찾아온다

필자는 딱 어제 그랬다. 분명 컴퓨터 잘한다는 소리를 많이 듣고 토이 프로젝트도 열심히 하면서 실력을 쌓아나가고 있는데 문득 “내가 뒤쳐지지는 않은건가”하는 의심이 들었다. 보통 혼자 공부하다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내 실력을 의심하는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단 하나다. 공인되지 않아서. 객관적인 실력을 측정할 수 없음에서 오는 불안감이 원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에게 이해될 수 있는 설명을 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시작은 언제나 파인만 테크닉이 가장 효율적이다. 파인만 테크닉으로 필요한 지식을 배우고 남들에게 설명하면서 지식에 대한 기반을 쌓아가는 과정. 그게 필요하다.

스스로의 실력을 의심할 시간에 뭐 하나라도 더 읽겠다는 마인드가 되어야 한다. 실력을 의심하다보면 자기 의심과 기만이라는 틀을 쓰게되고 이는 병적인 가면 증후군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이런 가면증후군은 나를 만나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며 인생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다.

분야를 막론하고 성공한 사람들이 하는 말이 있다.

진짜 성공한 사람은 다른 사람의 성공을 돕는 사람입니다.

맞는 말이다. 자신은 이미 정상궤도에 안착했다고 생각하니 다른 사람들을 끌어올려주는 것 만큼의 기쁨도 없을 터, 배웠던 지식을 남들에게 알려주는 일 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러나 여기에는 엄청난 이점이 있다.

  1. 도움을 받은 사람은 도와준 사람에게 고마움을 가진다.
  2. 도움을 준 사람은 도움을 주는 과정에서 모르는 사실을 알아간다.
  3. 도움에는 자존감 형성이 있다.

첫 번째는 진화적 이유다. 인간은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생활하는게 생존에 도움이 된다. 그 과정에서의 도움은 보답으로 이루어지고 그런식의 유대관계가 형성되면 내가 누군가를 도울때 보답을 받을 가능성이 커진다고 생각한다.

두번째는 앞서 설명한 파인만 테크닉의 관점이다. 도움을 주는 과정에서 모르는 개념이 생기는데 이를 설명하며 새롭게 알아갈 가능성이 있다. 필자의 경우 후배가 프로그램 구현 과정에서 모르는게 생겨 도와줄 일이 있었는데, 나도 관련 개념에 익숙하지 않을 걸 보고 상당히 놀랐던 경험이 있다. 다행히 그 자리에서 구글링으로 예전에 배운 지식을 복기해서 잘 설명해 주었다.

마지막으로 상대방을 도울때 자존감이 형성된다. 펜실베니아 대학의 심리학자 모길너의 연구가 대표적인 사례인데, 실험은 다음과 같다. “A참가자들에게 아픈 아이나 학생들에게 편지를 쓰거나 도와주는등 일정 시간을 남을 위해 보내라고 했다. B참가자들에게는 같은 시간을 아무 의미없는 여가시간을 주면서 보내라고 했다. 실험은 A참가자들에게서 행복감이 더 높았다는 결론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을 도울때 심리적 행복이 찾아오게 된다.

필자도 간혹 심심할때 개발자 Q&A 사이트에서 답변을 적고 있다. 답변을 적으며 부족했던 개념을 보충하기도 했고 모르는 분야에 대해 공부해보기도 했다. 궁금하다면, 아래 사이트의 답변 탭을 참고하길 바란다.

backup from https://disquiet.io/@hhj/makerlog/내가-실력이-부족하다고-생각하면-남들을-도우세요-169329063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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