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 Jun Huh

적을 이기기 위해 적의 수단을 써도 되는가.

적을 이기기 위해 적의 수단을 써도 되는가.

저는 스타워즈의 오랜 팬입니다. 어렸을 때 아버지랑 같이 TV에 나오는 스타워즈를 처음 봤고요. 근래에 방영한 드라마까지 전부 시청하면서 영감을 얻고 있습니다. 특히 안도르 시즌 1을 보면서 다음과 같은 질문이 들었습니다.

“적을 이기기 위해 적의 수단을 사용해도 되는가”

그동안 스타워즈의 반군 세력은 항상 선한 세력으로 묘사되어 왔습니다. 그런데 안도르 시즌 1에서는 이 반군 세력을 키우기 위해 제국을 자극해 민간인 학살을 유도하는 리더가 나와 “반군의 명과 암을 잘 표현했다”라고 평가를 받았는데요.

이러한 질문은 제가 정보보안을 공부할때도 마찬가지로 들었습니다. 내가 찾은 보안 취약점을 적대적인 국가에 공유하고 해킹을 유도해서 역으로 국내 정보보안 산업을 발전시키면 안 되냐는 생각이죠. 보안은 너무나 중요하지만 정작 기업가들이 투자하지 않으면 소외되는 분야 중 하나라 일종의 충격 요법을 통해 보안을 강화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당연하게도 윤리적으로 법적으로도 대의적으로도 적절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스타워즈 시리즈에도 그렇게 표현되고요. 이러한 마키아벨리적 해결 방법은 현대 사회에 들어서 명암도 분명합니다. 무엇보다 비효율적이죠.

이제는 스타트업 업계에 있으면서 적이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진심으로 원하는 것,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을 매 순간 고민하다 보면 어느새 인간관계의 호혜성을 깨닫게 됩니다. 내가 대해주는 만큼 돌아오는 경험을 자주 하면서 적을 이기는 고민 따위는 지워버리게 되죠. 비효율적인 적대관계를 유지하는건 호혜성이 주는 경제효과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셈이니까요.

←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