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 Jun Huh

트럼프의 밈코인. 대체 어떤 이유로 사는걸까요.

트럼프의 밈코인. 대체 어떤 이유로 사는걸까요.

얼마전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이름을 내건 밈코인을 발행했습니다. 한때 시가총액 21조 원을 넘기기도 했고요. 폴리마켓에는 트럼프 계정이 해킹을 당했는지 여부로 투표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당최 아무런 의미도 없는 밈코인에 웬만한 기업 가치를 웃도는 양의 자본이 몰린다는 사실은 당혹스럽게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그럼에도 이는 당연한 경제 논리이고 사람들의 심리가 반영된 고도의 ‘도박’게임입니다.

밈코인을 사는 이유는 저는 크게 2가지가 있다고 봅니다. 하나는 진짜 재미있어서. 나머지 하나는 돈을 벌 수 있다는 기대감에. 그리고 현재 창출된 자본의 가치로 볼 때 후자가 합리적입니다. 돈을 벌 수 있다는 사람들의 기대감이 투기심리를 건드리고. 고로 도박인 셈이죠. 한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사행성은 사실상 금지되고 있기 때문에 법의 경계가 없는 밈코인과 같은 주체에 자본이 몰리고 있는 추세입니다.

특히 기존 사행성 시스템과 비교했을 때 밈코인은 매력적인 상품입니다. 밈코인에 관련된 변수를 투자자가 조율할 수 있습니다. 기존 사행성 및 불법 사설 도박장과 같은 주체는 많은 돈을 획득했을 때 돌려준다는 보장이 없고, 그렇다고 정부에서 운영하는 사행성의 경우 이론상 수익률에 제한이 있습니다. 반면 밈코인의 경우 투자자의 소셜미디어나 영향력을 통해 밈코인의 가치를 올릴 수 있고 객관적인 투자와 보유 내역이 모두 공개되어 있습니다. 투자자에게 더 많은 권리와 책임이 부여되고 블록체인의 투명성 마저 가져오게 되니 기존 사행성보다 밈코인을 구매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의견입니다.

저는 지난 NFT 트렌드와는 다르게 이번 밈코인 트렌드는 꽤나 오래 지속될 것 같다는 의견입니다. 기존 사행성 시장을 빠르게 밈코인이 점유하고 있고 높은 신뢰도와 거래량 그리고 (망할 수 있다는) 사람들의 분명한 합의가 합리적이고 투명한 도박판을 만들었습니다.

“ 그럼 정말 밈코인이 가치가 있을까요? “

어떤 경제 시스템이 가치를 가지기 위해서는 경제 주체가 발행한 화폐에 희소성과 유동성이 들어가야 합니다. 모든 사람이 땀 흘려 번 돈이라는 인식이 있어야 화폐로서 인정받고 거래 가능한 자산이 됩니다. 그렇기에 기존 경제의 가치는 노동력과 생산량을 곱해서 만들어집니다. 모든 경제 플레이어가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고 자신의 생존 혹은 만족을 위해 소비합니다. 누군가의 소비는 누군가의 생산이고 이게 반복되면서 유동성은 증가합니다. 높은 유동성은 곧 가치를 인정하고 교환했다는 반증이기 때문에 신뢰가 가능한 자산이 됩니다. 그렇기에 원화를 포함한 세계 각국의 화폐는 그만큼의 가치를 지닙니다.

반면 NFT는 희소성도 유동성도 보장받지 못합니다. 거래 비용이 비싸고 누구나 디지털 정보를 복제 가능하기에 표면적인 소유권을 주장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실패했고 실물 경제와 통합되지 못하면 아무런 가치가 없다고 저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밈코인은 최소한 높은 유동성은 보장받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쉽게 참여 가능하고 거래 수수료도 낮습니다. 도박 심리를 건드려 매 순간 도파민을 자극합니다. 같은 맥락으로 기존 사행성 산업이 주류경제는 되지 못했지만 지금까지 살아남았듯이, 밈코인도 마찬가지로 주류 시장은 아니더라도 기존 사행성을 대체하는 용도로 사용되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저는 요새 노동의 가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퇴사한 지 21일이 지났고 웬만한 프로그래밍 작업은 설계를 제외하고 80% 정도 AI에 맡기고 있습니다. 과연 노동이라는 게 큰 의미가 있을까. 결국 노동마저 보편화된다면 정말 희소성 있는 가치는 무엇인가. 저는 그게 미디어(영향력)이라고 현재는 결론 내렸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또 어떻게 변화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트럼프가 미디어에 집중하는 이유일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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